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현상은 지역의 문화 구조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지역축제는 이제 단지 즐기는 자리를 넘어서, 기후위기 속에서 공동체가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갈지를 실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 변화 속에서 지역 청년들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역 청년들이 축제라는 플랫폼에서 어떤 존재로 기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청년 참여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청년은 단순한 ‘도움’이 아닌 ‘설계자’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지역축제에서 청년은 주로 자원봉사자, 안내요원, 운영보조 인력으로 동원되곤 했다. 그러나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는 단순한 인력 동원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구조를 제안할 수 있는 창의적 주체의 참여가 절실하다. 지역 청년은 지역을 가장 잘 이해하면서도, 외부 변화에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축제의 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는 2023년부터 청년기후기획단을 별도로 구성해 축제 사전 기획에 참여시켰다. 이 기획단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무대 구조, 폐기물 회수 시스템, SNS 기반 실시간 소통 전략을 제안했고, 실제 축제 운영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지 스펙을 쌓는 것을 넘어, 청년이 지역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은 축제 속 ‘기후 교육자’이자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지역 청년은 축제 속에서 기후 감수성을 확산시키는 문화 기획자로도 활약할 수 있다. 청년들은 기후위기 관련 정보와 콘텐츠에 익숙하고, 디지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을 연결하는 실천형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충남 공주시는 한 여름축제에서 청년 참여팀이 직접 제작한 ‘기후위기 카드뉴스 전시’, ‘제로웨이스트 굿즈 부스’, ‘지역 농산물 퀴즈존’을 운영했다. 이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참여형 기후 교육 콘텐츠로 기획되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즐기며 배우는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청년이 주도한 기획은 기후위기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일상적 언어로 풀어내는 데 효과적이며, 축제의 교육적·문화적 가치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청년 참여를 제도화해야 지속가능한 역할이 생긴다
청년의 축제 참여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지자체와 축제 운영 주체가 청년 참여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첫째, 지속적인 청년 기획단 운영체계를 만들고, 참여한 청년에게 기후 교육, 기획 역량, 지역사회 활동을 연계한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축제 기획·운영·평가 단계마다 청년의 역할을 보장하는 정량적 참여율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청년의 아이디어와 활동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청년 축제 기획 아카이브’를 운영하면, 다음 세대 청년에게 노하우가 전수되며 지역 내 지속가능한 문화 인프라가 형성된다. 넷째, 지역축제 예산 안에 청년 기획단 전용 예산 항목을 마련해,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구조가 갖춰져야 청년 참여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 기획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이 참여할 때, 축제는 미래로 확장된다
기후위기는 단지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구조와 문화, 공동체의 가치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 변화에 가장 예민하고, 또 열려 있는 세대가 청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청년이 축제에 참여한다는 것은 단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미래 가능성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앞으로의 축제는 더 이상 어른들이 계획하고, 청년이 도우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역 청년이 기후위기 대응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시민과 소통하는 주체로 성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축제는 단지 한 계절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미래를 연습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결국 기후위기 시대, 축제의 미래는 청년이 만든다.
기후위기 시대, 지역 청년이 축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기후위기 시대에 지역 청년은 축제에서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문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 이 시대의 청년은 기후위기를 ‘느끼는’ 세대가 아니라, 직접 ‘살아내야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첫째, 청년은 축제 기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후 관련 문제를 문화 콘텐츠로 전환하는 능력자로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탄소발자국 기반 프로그램을 설계하거나, 디지털 플랫폼과 연결해 시민 행동을 유도하는 앱 기반 참여형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전북의 한 청년기획단은 ‘탄소중립 미션맵’을 개발해, 축제 내에서 걷기·플라스틱 줄이기·로컬푸드 선택 등 실천을 게임처럼 즐기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둘째, 청년은 지역 공동체와 외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연결자이자 확산자가 될 수 있다. 축제에서 청년이 참여하면 지역의 고유 자원을 SNS, 영상, 팟캐스트, 쇼츠 콘텐츠 등으로 재해석해 외부에 발신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브랜딩과 인식 전환에 매우 효과적이다. 기후위기 관련 메시지를 공공언어가 아닌 청년세대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도 청년만의 강점이다.
셋째, 청년은 기후적응형 지역 축제를 통해 직업 기회를 창출하는 창조적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다. 축제 기획, 지역 미디어 운영, 로컬콘텐츠 제작, 친환경 디자인, 축제 평가 등은 청년이 지역에 기반한 ‘기후 문화산업’ 주체로 자리 잡는 통로가 된다. 지자체가 청년 기획단을 제도화하고 예산을 지원하면, 축제를 계기로 청년과 지역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청년은 축제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할 뿐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실험하고 설계하는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다. 축제는 청년의 창의성과 지역의 지혜가 만나는 공공 플랫폼이다. 그 안에서 청년이 주도적이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낸다면, 축제는 단지 시즌 이벤트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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