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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지역축제의 변화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지역 주민의 역할과 참여 구조는?

기후위기 시대의 지역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이제 축제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지역 사회가 함께 실험하고 표현하는 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나 기획사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는 구조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 주민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고, 어떤 참여 구조가 설계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지역 안에서, 지역민의 손으로부터 출발해야 가능하다.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지역 주민의 역할

 

지속가능한 축제는 주민의 ‘참여’에서 시작된다

지속가능한 축제는 단지 폐기물을 줄이고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주체로 참여해, 스스로 환경을 보호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지역 주민은 단순한 축제 관람객이 아니라, 기획자·운영자·평가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예를 들어, 충북 제천의 ‘의림지 물축제’는 주민 자치회를 중심으로 기획부터 운영까지 70% 이상을 지역 인력이 주도한다. 이 축제에서는 주민들이 마을 별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안하고, 자원봉사자와 운영 스태프를 지역 내에서 선발외부 위탁 비중을 줄이면서 지역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주민의 참여는 단지 일손을 돕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지역문화 기반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핵심 동력이다.

 기후위기 시대, 주민은 ‘기획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는 불확실성과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연하고 탄력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 단순한 운영 보조가 아닌, 축제 테마 선정, 프로그램 구성, 안전 매뉴얼 제작 등에서 실질적 권한을 갖는 주민 참여 구조가 중요하다.

경남 밀양시는 2023년부터 ‘주민 기후 기획단’을 구성해 축제에 참여시켰으며, 이들은 기후 리스크 대응안, 친환경 운영 매뉴얼, 쿨링존 배치, 무대 장비 간소화 등의 아이디어를 실제 기획에 반영했다. 이러한 참여 방식은 지역민이 단지 지시를 받는 수동적 참여자가 아닌,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설계하는 창의적 파트너임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축제는 주민 없이는 기획도, 실행도, 평가도 할 수 없다는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지역 참여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

주민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첫째, 지역마다 상설 축제 운영 위원회 또는 축제 주민협의체를 제도화하고, 이들에 대해 정기 교육, 기후위기 관련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축제 후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 평가 보고서가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민은 자신의 참여가 실질적 반영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고, 다음 해 기획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동기를 얻게 된다. 셋째, 지역 청소년·고령층·이주민 등 다양한 세대와 집단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축제는 특정 주민만의 축제가 아니라, 모든 지역 구성원이 기후위기 속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공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주민이 주도할 때, 축제는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다

결국 축제가 지속가능하려면, 기술적 친환경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자율성과 공동체 의식이다.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매년 지역 문화와 환경 변화를 반영하면서 성장하는 유기적 시스템으로 발전한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 문제를 가장 일상적인 실천으로 지역에 정착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지역축제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받았는가’, ‘얼마나 화려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주민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고, 무엇을 남겼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진짜 지속가능한 축제는 결국, 주민이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해법을 제안하며,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축제다. 이제는 ‘지역을 위한 축제’에서 ‘지역이 만든 축제’로 전환할 때다.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지역 주민의 역할과 참여 구조는?

지속가능한 축제는 기후 대응 기술이나 행정 정책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그 중심에는 반드시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실행 주체로서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는 주민의 역할이 더 확대되고 있고, ‘보조’가 아닌 ‘기획자’로서의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첫째,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해 주민은 축제 콘텐츠의 공동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지역 특산물이나 문화자원에 기반한 콘텐츠를 외부 기획사가 만들기보다, 마을회·주민협의체·청년창업단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가 더욱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경남의 한 농촌축제는 마을 주민 30명이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운영까지 맡으며 지역 소득 창출과 자부심을 동시에 얻는 데 성공했다.

둘째, 주민의 참여는 축제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실현에 핵심적이다. 플라스틱 없는 축제, 쓰레기 분리 수거 캠페인, 친환경 먹거리 부스 운영 등은 단순한 운영 방침만으로는 성과가 나기 어렵다. 이럴 때 주민 자원봉사단이나 생활협동조합이 운영 주체로 나설 경우, 실행력과 지역민 수용성이 크게 향상된다. 즉, 주민이 실천하는 친환경 축제는 외부 강요가 아닌 지역의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셋째, 주민 참여는 단순 운영을 넘어서 평가와 피드백 과정까지 포함해야 한다. 축제 종료 후, 주민 스스로 운영 방식을 점검하고 기후대응성과나 환경 성과를 측정하는 구조를 갖추면, 축제가 반복될수록 지역의 역량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축제 주민평가단’을 도입해 기획부터 예산, 실행, 마무리까지 주민의 눈높이에서 검토하고 조정하는 체계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주민이 축제를 통해 자신의 삶과 마을을 다시 정의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축제란 단지 오래 가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의미 있고 자율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축제다. 지역 주민은 그저 무대 뒤의 조연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중요한 주연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