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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지역축제의 변화

축제 이후의 책임 – 기후위기 시대, 축제가 남기는 흔적은?

축제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즐거운 순간을 만든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많은 축제는 막대한 자원 소비와 폐기물 발생, 에너지 낭비를 남기고 사라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든 지금, 축제를 개최한 이후에 환경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얼마나 책임 있게 정리되었는가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축제 이후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과 문제점들, 그리고 이를 줄이고 책임지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과 정책적 대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축제가 남긴 흔적

 

축제는 끝났지만, 쓰레기는 남는다 – 축제의 그림자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일회성 행사의 특성상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대량의 폐기물을 배출한다. 특히 야외에서 진행되는 축제의 경우, 일회용 컵, 포장지, 현수막, 플라스틱 식기류 등이 수천~수만 개 단위로 발생하며, 축제 종료 후에도 현장 정리와 폐기물 수거에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 예를 들어, 2023년 서울시의 한 여름축제에서는 단 3일간 15톤 이상의 쓰레기가 발생했고, 그중 70% 이상이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로 확인됐다.

또한 야간축제의 경우 조명 설비, 발전기 사용, 배터리 낭비 등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상당하며, 행사 후에도 잔디 훼손, 소음 피해, 미세먼지 발생 등의 문제들이 뒤따른다. 이런 구조는 ‘축제는 즐거웠지만, 마을은 더러워졌다’는 지역민의 불만과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축제는 끝났지만 자연과 공동체는 뒷수습이라는 고통을 짊어진다.

 축제가 남긴 흔적을 줄이기 위한 실천 사례들

일부 지자체와 시민단체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축제 이후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2022년부터 ‘친환경 축제 정리 매뉴얼’을 운영해, 모든 설치물의 재사용 가능 여부, 쓰레기 분류 계획, 장비 철수 시간표 등을 사전에 확정하고 축제 기획단계부터 적용한다. 이 매뉴얼에 따라 폐현수막을 수거해 업사이클 가방을 제작하고, 일부는 다음 해 재사용한다.

또한 제주도의 ‘쓰레기 없는 축제 캠페인’은 축제 전·후를 포함해 전 과정에서 일회용품 사용 제한, 재사용 컵 보증제, 쓰레기 배출량 공개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축제는 운영비 일부를 탄소배출 상쇄 기금으로 적립하고, 행사 후 ‘축제가 남긴 흔적 보고서’를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환경보호 캠페인을 넘어서, ‘축제가 남긴 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실천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책적 구조 전환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실천이 자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지속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첫째, 지자체는 축제 지원 조건에 ‘환경정리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를 평가와 연동해야 한다. 둘째, 축제 종료 후 환경 영향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여, 어떤 폐기물이 얼마나 발생했고,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셋째, 재활용 가능한 설치물과 장비의 우선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보조금 가이드라인 개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텐트, 무대 구조물, 전시 패널 등을 조립형·재사용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넷째, ‘친환경 축제 인증제’를 도입해 폐기물 감축률, 잔재물 회수율, 친환경 운영 항목 도입률 등에 따라 축제를 등급화하고 공공성과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도 실질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축제는 기억뿐만 아니라 책임도 남겨야 한다

축제는 사람들에게 기억을 남기는 행사다. 그러나 그 기억이 아름다웠다면, 그 기억이 만들어지기 위해 어떤 자원이 소비되었고, 자연은 어떤 흔적을 감내했는지도 함께 되새겨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는 더 이상 ‘이벤트’가 아니라 책임과 철학이 담긴 공공 문화행위여야 한다.

앞으로의 축제는 단순히 ‘얼마나 즐거웠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책임 있게 끝났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쓰레기가 남지 않고, 지역이 고통받지 않으며, 자연이 회복 가능한 속도로 운영된 축제만이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갖춘 행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축제는 끝나도, 그 책임은 남는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기억에 남는 축제가 아니라, 지구에 남지 않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

축제 이후의 책임 – 기후위기 시대, 축제가 남기는 흔적은?

축제는 끝났지만, 그 흔적은 도시와 자연, 주민의 삶에 고스란히 남는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축제는 지속가능한 운영만큼이나 ‘어떻게 마무리되었는가’가 중요한 평가 지점이 되고 있다. 행사 종료 후 남겨진 일회용 폐기물, 방치된 무대 구조물, 오염된 토양과 하천은 단순한 미비점이 아니라 축제 기획의 철학 부족을 드러내는 환경적 증거다.

최근에는 축제 후 환경영향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페스티벌 종료 후 한 달간의 ‘사후 감축 프로그램’ 운영, 예를 들어 탄소중립 인증 캠페인, 지역 주민 대상 환경 교육, 남은 자원 재활용 워크숍 등을 병행해 축제 이후의 책임을 문화화하고 있다. 이는 축제가 단지 ‘지나가는 이벤트’가 아니라, 축제가 사라진 후의 태도까지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시민 참여형 ‘축제 이후 평가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참가자가 직접 축제의 환경 대응 실천 정도, 시설 정리의 적절성, 운영의 투명성 등을 온라인 설문으로 제출하고, 그 결과가 다음 해 기획에 반영되는 순환 시스템이 실험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축제를 운영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가 함께 지속가능성을 책임지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