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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지역축제의 변화

축제의 기후 회복력, 앞으로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

기후위기는 이제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모든 단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태풍, 폭염, 집중호우, 이상한파 등 다양한 기후 변수는 축제의 일정, 장소, 콘텐츠 구성에 실질적인 리스크를 가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기획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대응이 ‘있다/없다’ 수준의 체크리스트로만 평가되어 왔다. 이제는 축제가 기후 리스크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얼마나 빠르게 회복 가능한 구조를 갖추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즉 ‘축제의 기후 회복력(Climate Resilience)’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축제의 회복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기준과 지표로 평가할 수 있을지를 정리한다.

축제 기후 회복력 측정 평가

 축제의 기후 회복력, 왜 지금 필요한가?

‘기후 회복력’이란, 외부 충격(예: 폭우, 폭염, 태풍 등)에 노출되었을 때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원래의 기능을 유지하거나 회복할 수 있는가를 말한다. 이 개념은 원래 도시계획, 농업, 보건 분야에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지역 문화행사, 특히 축제 운영에서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여름, 부산의 한 해양축제는 태풍 예보 하루 전에 전면 취소를 결정하고, 축제 예산 일부를 대체 온라인 콘텐츠 제작으로 전환했다. 이는 기후 회복력이 높은 사례로 볼 수 있다.

기후 회복력은 단순히 ‘축제를 열 수 있었는가’가 아니라, 변수 속에서도 행사 목적을 일정 수준 달성했는가, 그리고 운영 조직이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했는가를 중심으로 평가된다. 축제가 기후에 얼마나 민감한가에 따라 회복력의 필요성은 더 커지며, 야외 중심, 계절 의존형, 생태기반형 축제일수록 기후 회복력 확보가 절실하다.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 기후 회복력 평가의 핵심 지표

축제의 기후 회복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지표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대체 계획 유무'다. 이는 우천 시 실내 프로그램 전환 여부, 폭염 시 시간 조정 가능성, 태풍 시 온라인 콘텐츠 대체 가능 여부 등을 포함하며, ‘플랜B 보유율’로 수치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즉각 대응 속도’다. 기상 예보나 현장 이상 징후 발생 시, 몇 시간 안에 축제 운영위원회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참가자에게 공지했는가가 핵심이다. 이는 알림 발송 시간, 홈페이지/앱 업데이트 간격, 취소/변경 후 공지 소요 시간 등을 데이터로 남겨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운영 유연성 점수’다. 예산 재편성 가능 여부, 계약 구조의 탄력성, 행정 승인 절차 간소화 정도 등 내부 시스템이 얼마나 민첩하게 작동하는가를 평가한다. 이 외에도 참가자 만족도(위기 대응에 대한 평가), 지역주민 협조도, 예산 손실 최소화율 등도 회복력 평가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지자체와 평가 기관의 역할

지자체는 축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회복력 평가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 경기도는 2024년부터 축제 예산 신청 시 ‘기후위기 대응 계획’ 항목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시군은 ‘기후 리스크 대응 매뉴얼’을 첨부자료로 요구하고 있다. 이 자료에는 대체 일정, 안전 기준, 긴급 알림 시스템 등 회복력 관련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사전 기획부터 평가까지 축제 운영 전체를 기후위기 대응 기반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의미한다.

평가 기관(예: 문화관광연구원, 지역축제진흥센터 등)은 축제 평가 시 단순 참가자 수나 지역경제 파급력뿐 아니라, 기후 대응 항목의 정량·정성 평가를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폭우로 3개 프로그램이 취소되었지만, 5개 대체 콘텐츠가 즉시 운영되어 전체 방문객 만족도가 유지되었는가’를 평가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기후 회복력은 하나의 경쟁력으로 작동하며, 지역축제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의 축제는 ‘회복력’을 전제로 기획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는 이제 ‘열릴 수 있는가’보다 ‘변수 속에서도 어떻게 유지되고 적응하는가’가 중요해진다. 이는 축제의 본질적인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참가자에게도 신뢰와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앞으로의 축제는 단순한 즐거움의 공간을 넘어서, 위기 속에서도 지역 공동체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기후 회복력은 단순한 대응 역량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축제를 단지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 기반 시설로, 기후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회복력 있는 축제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또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축제의 회복력 평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축제의 기후 회복력, 앞으로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

기후 회복력(Climate Resilience)은 단순히 재난을 ‘피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과 복원 가능성을 포함한 개념이다. 따라서 축제의 회복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정량 지표와 정성 지표를 함께 고려하는 다층적인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폭염이나 태풍 같은 이상기후에 대비해 얼마나 사전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했는지, 혹은 실제 위기 발생 시 운영을 얼마나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환했는지를 평가 항목으로 포함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회복력 측정을 위해 축제 리스크 대응 매뉴얼 보유 여부, 시민 대피 안내 시스템 구축, 실시간 기상연동 앱 활용률 등을 체크리스트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회복 후 시민 만족도나 지역 경제 손실 최소화 지표까지 포함하는 복합지수가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단지 ‘잘했냐 못했냐’가 아니라, 다음 위기에도 준비된 조직인가를 점검하는 사전 검증 시스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회복력 평가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려면 결과 중심 평가가 아니라 ‘과정 중심’ 평가 프레임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행사 전 단계에서 기후 리스크 분석을 실시하고 시뮬레이션을 운영했는가, 대체 콘텐츠를 기획했는가 등의 사전 대응 항목이 점수화되어야 한다. 축제의 회복력은 결과가 아닌 사전 준비와 유연한 실행 능력에 대한 정량적 증거를 기반으로 측정되어야 진짜 의미를 갖는다.